실밥을 뽑는 날이었는데 두근두근했다. 과연 살이 다 붙어 있을까..?

평소와는 다른 프로세스로 진행되었는데 가이드 카드를 보여줄 위치를 잘못 이해해서 한참을 기다렸다. 30분이나 지난데다 간호사들이 환자는 안보고 계속 대화만 나누길래 가이드 카드를 보여줬더니 여기가 아니라 이머전시 앞에 있는 곳으로 가라고 한다. 진작 물어볼걸.

이머전시에 들어가서 의사 선생님이 상처를 보고는 괜찮다며 실을 빼도 된다고 했다. 간호사 선생님이 실을 빼고는 드레싱 없이 반창고만 붙혀줬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살이 짓물렀더라. 원래 이래도 되는건가 싶다가도 괜찮다고 하니 집에서 후시딘이나 발라야겠다. 근데 실을 뺐더니 신경이 더 쓰이더라. 뭔가 살이 떨어졌다 나갔다하는게 눈에 보이니까 거슬리기도 하고 욱신거리는듯도 하고, 계속 갈작거린다. 게다가 몰랐는데 엉덩이 왼쪽에 엄청 큰 피멍이 있었다. 얘도 나으려나 모르겠다.

점심은 루시와 찬주님과 약속이 되어 있었다. 까이양 치앙도이를 갔는데 찬주님이 쏘셨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지난 2주동안 참 많은 걸 한 것 같고, 돌아갈 날의 대한 아쉬운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찬주님 일정을 물어보니 8 days week라는 카페에 간다고 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새로운 카페에서 일하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었는데 도착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일할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처음에는 우왕자왕 했는데 스탠드용 테이블이 있어서 서서 일했다. 밖에 일할만한 큰 테이블이 있어서 나중에 루시랑 일찍와서 자리 차지하고 일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멋진 사진도 찍고, 밀린 반반생활살이도 기록하고, 카페 활동을 하고는 동시에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을 했다. 며칠전부터 계속 예약을 했던 호피폴라가 문자로 답이 없어서 가는 날까지 못 먹으려나 생각을 하다가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영어로 대화를 해나가기에 전화 통화를 더 어려운 미션이기도 한데 예약할때는 레파토리가 비슷해서 통화하기에 괜찮다.

‘Can i reservation today?’

다행히 오늘은 예약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작년에는 엄청 쉽게 갔던 느낌인데 연초라 그런가 예약이 힘들었다. 아니면 문자로는 에약 대응을 잘 안하는걸지도 모르겠네. 전화를 했더니 바로 답변을 주는걸 보니 말이다.

전에 왔을때 꼭 좋은 사람들이랑 같이 가야지 했던 호피폴리였기에 두근두근했다. 두 사람이 마음에 들지도 걱정반 기대반이었고 기억 속 그대로 좋은 공간일지도 궁금했다. 스쿠터는 씽크 파크에 주차를 해두고 셋이 같이 우버를 타고 출발했다. 잠깐 차 안에서 돌아올때 우버를 잡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되긴 했는데… 몰라. 될데로 되라지.

Hoppipolla에 도착했다.

모습이 아주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고 루시와 찬주님이랑 오니까 이 장소가 더 좋게 느껴졌다. 게다가 음식이 나온 후 두 사람의 반응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먹고 싶었는데 혼자라서 먹지 못했던 립을 먹으니 정말 맛있더라. 연어 스테이크에 남은 과일로 입가심을 하며, 공짜인줄 알았던 음료수를 마음껏 마시며 진지한 이야기들도 오갔다.



빠이에서 나눴던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찬주님은 돌아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우리가 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고자 하는지, 치앙마이에 와서 자신만의 깨달음을 알아가고 있는 루시라던지, 당연한 걸 당연하지 않게 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나라던지.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어떻게 하냐는 찬주님의 질문에 생각에 잠들었다. 참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기도 했다.

나는 왜 나에게 계속 질문을 할까.
그리고 그 힘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걸까.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대한 확신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걸까.
왜 이렇게 살고 싶어하는 걸까.

여행이 이래서 참 좋다.
지금 순간만큼은 인생의 주인공이 나인것 같으니 말이다.



✍️ 업무일지
개인업무
  • 집필 : 반반생활살이 1.1~1.5일자 기록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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