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업무를 하는데에 집중했다.

영어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병원에 들렀다 루시를 만나게 되면 점심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 결국은 미뤘다. 병원에 도착해서 실밥을 언제 풀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았기에 내일 다시 물어봐야 할 것 같다.

1시쯤에 TCDC에 도착했는데 루시가 엄청 배가 고픈지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맛집을 알아봤다고 했는데 나가는 길에 나보고 직원에게 맛집 추천을 받아보라는 루시의 미션이 떨어졌다.

‘(어어…) Can you introduce… introduce lunch store?’

정확하게 위의 말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말이 안되게 말을 어버버 한 것 같다. 직원은 ‘What?’이라는 반응이 돌아와서 계속 단어를 찾고 있는데 옆에 있던 외국인이 맛집을 추천해주더라. 구글 지도를 켜달라고 해서 보여줬더니 스팟을 찍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 소개해준 곳을 가보기로 했다.

Cat House Chiang Mai라는 곳이었는데 멀지 않아서 산책 겸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이 인도가 없어서 험난했으나 중간에 사원이 있는 걸 보고는 이따가 다시 오자며 계속 걸어갔다.

도착해서 구경을 하는데 엄청 멋진 곳이어서 ‘오오오~!’라고 감탄을 하며 들어섰다. 구글 지도에 나온 사진을 참고해서 메뉴를 하나 고르고 하나는 메뉴판을 보고 선택을 했다.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공간인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림, 악세사리, 오래된 잡동사니와 직접 목걸이를 만드는 공간도 오픈되어 있었다. 인테리어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이 공간을 빌린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서양 음식을 먹어서인지 오믈렛도 햄버거도 토스트도 너무 맛있는거다. 버터도 더 달라고 하니 잼도 추가로 더 줬다. 맛있게 다 먹고 루시가 리뷰를 남기려고 하는데…

‘애나, 여기 캣 하우스가 아닌 것 같은데요?’

응? 그럴리가… 메뉴도 그렇고 아까 입구에서 캣이라는 단어도 본 것 같은데? 근데 소름돋게도 정말 캣 하우스가 아니었다. 내가 본 철자는 캣이 아니라 카페라는 단어였고 원래 가려던 곳은 더 가야했다. 아니, 메뉴도 사진 보고 고른거였는데 이 무슨 우연인 것인가. 루시와 한참을 웃었다.

돌아오는 길에 사원도 구경을 했는데, 딱히 즐기지 않던 사원이 이번에는 굉장히 좋았다. 사람도 없어서 조용하기도 했고 루시랑 도란도란 이야기나누며 장난치며 즐기니까 이 공간이 다르게 느껴지는거다. 혼자서 사색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지만 함께하는 즐거움이라는게 이런 것 같다. 별거 아닌데 참 좋았어.


TCDC에 돌아와서 일을 하려니 전화가 와 있었다. 여행사람에서 온 전화였는데, 루시와 함께 나오는 연출로 진행하고 싶다고 하니 시나리오도 그에 맞춰서 보내주겠다고 했다. 루시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촬영에 들어가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드렸다.

인터뷰 내용은 자주 받는 질문이기도 했고,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라서 대본 없이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우리의 이야기가 아닌 평이한 이야기들이 나왔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힘들어하는 루시를 보면서 촬영을 중단했다.

‘루시, 지금 한 이야기들 루시의 이야기 맞아요?’

잠이 오기도 하고, 집중이 되지도 않고,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루시의 말에 인터뷰는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둘다 이 상황을 잘 넘어가기 위해 애썼던 것 같다.
발품 콘텐츠 DB를 정리하고 업무를 정리했다.

루시가 꼬치 구이를 먹고 싶다고해서 씽크 파크 마켓에 갈 예정이었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마야몰 옆에 있는 나이트 시장에서 꼬치구이를 사먹었는데 그동안 먹었던 것과 다른 양념을 주더라. 생각보다 엄청 맛있어서 ‘맛있네, 맛있어.’를 연발하며 배를 채웠다. 루시는 새롭게 도전한 덜익은 망고를 먹고는 정말 맛있다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더 사서 갔다.


집에 돌아와서 카페 활동과 실행 업무는 뒤로 미루고 반방생활살이 기록을 시작했다.
일주일 이상치의 콘텐츠가 밀리니 기록하는 것이 버겁다.



✍️ 업무일지

개인업무
  • 건강보험료 정지 시키기 (동생에게 부탁하기) -> 동생이 알아서 해줬음
  • 건강보험료는 자동으로 정지됐다고 하면서, 만약 안됐으면 나중에 환불요청을 할수도 있다고

노마드씨
  • 여행사람 정다희 에디터님과 오후 5시(한국시간 기준) 전화통화 : 간단하게 서로 소개만 하고 영상 촬영을 요청함
  • 인터뷰는 루시 포함해서 인터뷰 진행하자고 제안했음 (두사람이 나오는 컷으로)
  • TCDC 1층에서 촬영을 진행했으나 멘트 정리가 필요하여 나중으로 미룸

노마드씨 원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