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반성하는 것은 오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였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오전에 일처리를 안하거나 영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오후에 무슨 일로 일정이 변경될지 모르기 때문에 웬만하면 실행할 업무를 몇가지 해결해두는 것이 마음편하다.
오늘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다.
1) 밖에 나가려고 하는 상황에 중요한 이슈가 생겼다.
동혁이에게 연락이 왔는데 끄적끄적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디테일하게 받았다. 중요한 내용이기도 하고 실제로 실행하는 실무자의 피드백이기도 해서 루시에게 점심 출발을 늦춰도 되냐고 양해를 구하고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이야기였고 다음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나눈 대화를 캡쳐하고는 바로 이동했다. (약 1시간동안 문자 주고 받음)
2) 점심을 먹기위해서 상당히 해맸다.
아침에 일어나서 올드 시티쪽으로 일하러 가자는 루시의 제안에 맛집을 찾아뒀다. 기름을 넣은 후 이동을 하는데 날씨가 좋아 반캉왓에 가자고 합의를 하고 이동을 하는데 또 생각을 해보니 그러면 너무 이동이 오래 걸릴 것 같았다. 급선회해서 다시 올드 시티로 출발했다. 찾아둔 Kat’s Kitchen에 도착하니 웨스턴들만 있어서 비싼것 같았는데 역시나 현지가보다 2배쯤 더 비싸다. 검색을 하기에는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알고 있던 쿠킹 러브로 자리를 옮겼지만 역시나 현지가보다 비싼 느낌이다. 이미 둘다 배고픔에 지쳐있는 상태였고 루시 같은 경우는 밥을 먹어도 힘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쿠킹 러브의 분위기와 음식은 별점을 줄만큼 아주 좋았다. 나중에 또 가야지.
3) 코워킹스페이스 Punspace Wiang Kaew의 스텝들이 쉬는 날이란다.
오늘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출발을 했는데 도착해서야 스텝들이 쉬는 날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스텝이 있어야 와이파이도 이용할 수 있다하니 겉에서 구경만하고 다시 자리를 옮겼다. 여기까지 오는 와중에 동네 구경도 했기에 시간이 꽤나 지나있었다. 카페를 찾아 가봤지만 사람이 너무 많거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결국 찾지 못하고 Aom coffee house에서 일하기로 했다.
4) 5시가 되어서야 일을 시작했다.
원래 오늘 계획은 일에 빡 집중하는거였는데 상황이 뒷받침되주질 못했다. 게다가 날씨가 좋아서인지 잠이 엄청 와서 일에 집중하기가 꽤나 힘들었다. 루시가 수영을 하자는 제안도 했지만 아직 꼬맨 상처가 아물지 않아 수영을 할 수도 없었다. 다행히 Aom coffee house 2층에서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데 집중이 잘 됐다. 이제껏 정리해둔 끄적끄적 피드백과 오늘 동혁이의 피드백을 종합해서 아이데이션을 하려는데 루시의 상태가 좋질 못하다. 회의를 진행하다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중단을 하고 우선은 혼자 아이데이션을 하기로 했다. 정말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집에 간다던 루시가 계속 뭔갈 작업을 하더니 컨디션이 좀 돌아왔다고 한다. 왜 안갔냐고 물었더니 ‘애나의 한번 더 하는 것처럼’ 해봤다고 한다.
5) 끄적끄적 1.1.2v 디자인을 완료했다.
태스크를 만들어뒀던 일도 아니고 집중할 생각도 없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디자인이 완료되었다. 의사결정을 최종적으로 한 후 관련 기획 문서를 정리하면서 디자인까지 속도감을 가지고 실행할 수 있었다. 원래 하기로 한 일정들은 하루 정도 미뤄졌지만 덕분에 끄적끄적 다음 실행의 구상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도 다시 쨍하게 정리가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샤워하는 순간까지 생각이 이어졌고 새롭게 전환된 생각을 기록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하루종일 누군가에게 조종당한 느낌이다. (웃음)
✍️ 업무일지
인스타그램 하루하나 노마드일기에 오랜만에 핑거 스케치를 해봤다. 엉망이지만 재미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