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이렇게나 무서운거다.
며칠째 아침 9시 이전에 일어난 기억이 없다. 오늘도 10시부터 능기적거리며 일어나 준비를 했고, 잡다한 업무를 처리할 시간은 있었지만 영어 공부를 하지 못했다. 오전 시간을 잘 활용해야하는데 늦잠이 의지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일찍 잘 것인가, 잠을 줄일 것인가.

점심은 쑴싸둑무를 먹으려고 했는데 루시가 어떻게 알고 쑴싸둑무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씨야 국수집에서 미뤄둔 호깐 발품 프로젝트에 대한 댓글을 달려했는데 인터넷이 느려서 그마저도 해결을 하지 못하고 이동을 했다. 밥을 먹으면서 업무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눴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리모트 워크에 대한 룰이 지켜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근래에 업무가 계속 카톡으로 넘어와서 말할 타이밍을 찾고 있었는데 어제 맥락상 비슷한 이슈가 발생을 해서 말을 꺼냈다. 노마드씨는 업무 요청을 모두 분더리스트에서 태스크로 전달을 하고 있다. 물론 급한 일이 있으면 카톡으로 문자를 주거나 그마저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 전화 통화를 하는데 웬만하면 그렇게 처리할 일은 (아직까지) 없다. 그런 이슈를 만들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개발에도 푹 빠져있고, 콘텐츠 만드는 일도 재밌어라 하는 루시에게 찬물 끼얹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아서 맞춰서 일을 했는데 어제의 이슈는 조금 달랐다. 암묵적으로 서로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집에서 쉬게 된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골골거리다 오후 늦게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있었는데 그 순간 루시에게 카톡이 온 것이다.

'애나, 태스크 일정 물어봐도 되나요? 끄적끄적 가이드라인은 언제 진행할 예정인가요. 개발이 완료되서 한번 보고 싶어서요~

동시에 2가지의 생각이 났다.
1) 루시가 정말 개발하는 재미가 생긴거구나, 맞춰서 함께 고고해야지.
2) 업무 요청이 어느 순간부터 카톡으로 바로 전해지는구나, 이건 얘기해야겠다.

디자인이야 어렵지도 않은거라 금방 해줄 수 있는 이슈였으나 포인트는 쉬고 있는 상태에서 업무를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노마드씨는 서로의 시간을 존중해주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급박하게 일을 처리하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도 지양한다.

그러다보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요청을 받았을 때 ‘나 일 안하는데? 왜 건듬?’과 같은 초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거절의 답변을 받았을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일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 바탕에는 신뢰와 믿음이 있기에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을 오해없이 만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협업을 한다. 물론 업무 실행이 수면 위로 보이지 않거나 협업이 유연하지 않는 것은 또다른 이슈이지만 말이다.


* 카톡/슬랙 - 분더리스트의 차이
- 일을 수동으로 할 것인가 능동으로할 할 것인가의 차이 (알림이 와서 보는 것인가 내가 알림을 보고 찾아가는 것인가)
- 실시간 업무 협업이나 미팅은 사전에 약속된 시간에 하는 것 (즉, 서로의 업무 집중 시간을 약속하는 것)
- 카톡과 슬랙에서는 업무 이야기를 벗어난 잡다한 이야기를 나눔 (공부, 일상, 궁금증 등 등)




TCDC로 자리를 옮기고 일에 집중하기 전에 몇가지 이야기를 더 나눴다. 백수언니 스낵비디오 촬영 일정 조절과 현재 실행해야할 영상 편집, 향후에 실행해야할 영상 편집의 포맷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결론적으로 백수언니는 해외에서 수익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가 재편집하면서 디테일한 실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2층으로 올라와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동생에게 사진이 왔다. 오늘이 특별한 날임을 순간적으로 잊고 있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윤이 생일축하합니다.’

작년에도 함께 보내질 못했고 올해도 함께하질 못했다. 선물 사주는것도 잊어서 미안한 마음에 더 밝게 장난을 쳤다. 내년에는 꼭 윤이 생일날 함께할 예정이다. 내 버킷리스트에 적어놓기도 했고 말이지. 매번 안녕이라고 인사할때면 딴청을 부리거나 대충 인사하는 윤이를 볼때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모가 같이 놀아줬으면해서 툴툴거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빠와도 영상 통화를 마무리하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TCDC가 문닫기 전에 삘을 받아서 끄적끄적 컨셉 사진을 찍는다고 난리블루스를 쳤는데 다행히 어설프게라도 촬영을 잘 마무리했다. 촬영한 사진은 개인 블로그에 활용을 했는데 내일 몇컷 더 찍어서 홍보할 때 잘 활용해야겠다.



저녁을 먹으려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깟수안캐우에서 열린 마켓에서 만두를 먹고는 마야몰 아래에 열린 시장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문어를 먹으려고 하는데 유튜브에서 우릴 봤다고 알아보셔서 발품 정보를 좀 드리고 루시와 하나씩 버터옥수수를 먹었다. 배는 채우긴했는데 뭘 딱히 먹었다는 느낌이 없어서 다음에는 그냥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내일 나나정글에 가야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한다.
정리하고 나면 아마도 01:30쯤에 잘 것 같다.



✍️ 업무일지

오늘의 목표 : 끄적끄적 홍보하기
오늘의 반성 : 영어공부 못하고, 치앙마이에서의 집필을 미루고, 체력관리가 안되니 컨디션 조절까지 영향을 미쳤다.

  • 미팅 : 함께 여행을 하면서 생각해야할 지점 (1시간 정도 대화 나눔)
    • 리모트 워크의 최소한의 업무 협업 방식을 잊지 말기
    • 백수언니 스낵비디오에 대한 생각 교류하기
    • 스쿠터와 관련한 이야기
    • 최소한의 규칙 : 집이냐 vs 밖이냐
  • 세무 : 1 부가가치세 관련 처리에 대해 정리
  • 세무 : 노마드씨 출판업 등록면허세 이체하기 (27,000)
  • 운영 : [발품 프로젝트] 호깐 아파트먼트와 관련된 콘텐츠가 5,000밧이 아닌 15,000밧이라는 니케님의 답변으로 대응 영상 내리는 것으로 최종 의사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