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더니 10시였다. 순간 깜짝 놀라 일어났는데 생각을 더듬어보니 11시에 만나기로 했다. 돈꽃을 본다고 새벽 4시에 잠들었는데 덕분에 숙면을 취하긴 했으나 이건 잠을 잔건지 쓰러진건질 모르겠군.
대충 씻고 루시 오기 전까지 잡다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콘텐츠 집필을 하고 온다고 한 루시가 11:30에 도착했다. 세레네텍 부티끄로 온 이유는 여행사람 인터뷰 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여기가 그나마 뷰가 좋았기 때문이다. 대본도 써놨기에 촬영 장소만 잘 찾으면 됐는데 생각보다 각이 잘 안나온다. 빛도 그렇고 각도도 그렇고 한참을 찾고 있는데 그나마 괜찮은 곳을 찾아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이 생각보다 길어서 중간에 쉬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왔다. 한국분이였는데 알고보니 브런치에서 세레네텍 부띠끄를 소개받고 한달동안 머무르기로 한 은영님이었다.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친근하게 말도 걸어주고 무엇보다 엄청 밝으셔서 나까지 밝아졌다. 세탁소 사장님이 애나 아냐고도 물어봤다던데 이 대목이 가장 인상 깊었다. 사장님이 내 이름을 알고 계셨구나.
어떻게 살게 되었는지 얼마나 머무르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짤게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2개월 반동안 치앙마이에 있다가 방콕으로 넘어가 여행을 마무리한 후 제주도 여행도 간다고 한다. 퇴사한 회사에서 우연치 않게 프리랜서 업무를 맡겨서 웹디자인 업무를 병행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신기하기도 하고 덕분에 힘이 나기도 했다. 수요일에 점심을 함께 먹기로 약속했다.
인터뷰 촬영을 마무리한 후 은영님이 소개해준 집근처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엄청 또 맛있는거다. 배가 고픈것도 한몫했겠지만 음식 자체도 맛있었다. 군데군데 한국어도 보이고 서울에서 열린 타일랜드 페스티벌에서 상도 받으셨더라. 간판도 작아서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라 이런 식당이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다시 찾아올 것 같다.
끄적끄적 마무리를 해야했기에 일을 하려 이동을 하려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거다. 몸을 생각하면 무리를 하면 안되서 근처 Aom coffee house를 가자고 하니 루시가 좋다고는 하는데 아쉬운가보다. 며칠 꾸르릉한 날씨가 이어졌으니 오늘 날씨가 정말 좋아서 아쉽긴해서 고민을 한참했다. 오른쪽 골반 꼬맨것이 붙기는 했는데 계속 욱신욱신거리고 있기에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싶은데... 가만히 있으나 움직이나 아픈건 마찬가지여서 스쿠터를 돌려 타창힐로 출발했다. 한참을 달리니까 루시가 뒤에서 ‘애나, 정말 좋아요~’하는 말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야 시간 지나면 낫겠지.
날씨가 엄청 뜨거워서 옷은 가볍게 입고 출발을 했고 자주 왔다갔다 하는 길이라 이제는 네비게이션 없이도 찾아갈 수 있겠더라. 혹시 몰라 루시에게 지도 안내를 부탁했는데 알아서 길이 보였다. 산속으로 들어가는 길에 들어서니 시원해졌다. 달리는 재미도 있고 길이 꼬불꼬불하니 더 재미있다. 몸이 안좋으니 무리하게 스쿠터를 기울이지는 않았는데 간혹 시도하다보니 또 이게 즐겁다. 그래도 안전이 우선이지.
타창힐에 도착했다.
전에 노피님과 왔을때와는 달리 사람이 별로 없다. 잘됐다 싶어서 백수언니 컨셉 촬영과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매번 올때마다 땡모반을 주문했는데 요새 타이티에 꽂혀서 따뜻한 타이티를 주문했다. 음... 맛은 별로였다. 다음에는 그냥 땡모반을 시켜야겠다.
밖은 햇빛도 비치고 일에 집중할 환경은 아니기에 안으로 들어왔다. 일을 하기전에 컨셉 촬영을 한번 더 한 후 본격적으로 일에 집중했다. 끄적끄적 QA를 할수록 리브랜딩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구나. 일을 하다보면 일이 또 늘어난다고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일은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이동을 해야했다. 정신차리고 보니 밖이 깜깜하다.
항상 오후 5시쯤이나 해가 떨어질때쯤에 출발했는데 밖은 이미 어두웠다. 살짝 걱정이 되면서 괜찮으려나 했던 이유는 조명이 하나도 없어 한치 앞도 안보였기 때문이다. 어둠도 문제인데 추위도 문제였다. 저녁에 추울걸 예상은 했지만 그걸 뛰어넘어 몸이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했다. 추우니까 몸이 긴장해서인지 근육도 굳고 왼쪽 날개뼈쪽이 계속 담이 와서 라이딩하는 와중에 루시에게 계속 두들겨 달라고 했다. 추위를 이겨내려고 둘이 바싹 붙어서 갔다.
어둠을 뚫고 추위를 이기며 한참을 달렸더니 고지대는 벗어났는지 공기가 따뜻해졌다. 그렇다고 춥지 않은것은 아니었지만 이정도면 참을만 하다 싶었다. 집에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나머 스테이크바를 갔는데 또 닫혔다. 벌써 4번째 방문인데 4번 모두 실패를 했다. 작년에 왔을때는 올때마다 먹었는데 올해는 영 타이밍을 못 맞추네. 멀리 가기에는 시간이 늦어서 옆 블럭에 있는 Malin Plaza내에 있는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전에 왔을때 맛있기도 했고 몸이 추우니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는게 낫겠다 싶었다. 전에 시켰던 메뉴를 똑같이 주문했다. 밥을 먹으며 아이디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주된 주제는 ‘사진앱’과 관련되었다. 밥을 다 먹은 후에도 계속 대화를 나누다가 툭 튀어나온 아이디어가 없어서 마무리를 했다.
캠프로 가서 일을 하기에는 왔다갔다하면 컨디션이 별로일듯하여 업무 마무리는 각자 집에서 하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오늘 끄적끄적 업데이트를 실행하지는 못했다. 개발은 마무리가 잘 되었지만 앱스토어 등록과 관련된 콘텐츠와 영상을 준비해야했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더 소요가 되었다. 익일 스크린샷용 영상을 마무리하면 이번 업데이트는 끝이 날 것 같다.
루시를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인 후 못다한 업무를 마무리했다.
근데 오늘 기록을 정리하다보니 또다른 결론에 이르렀다.
끄적끄적을 일상앱으로 잘 만드는데 집중하는것이 제일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좋지만 끄적끄적이 성장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매일 쓰면 좋은거겠지. 아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정리가 되는구나.
✍️ 업무일지
- 운영 : iTunes Connect review agreement 승인함 #애나 오늘
- QA : 1.1v 업데이트 품질 관리 최종 완료
- 기획 : 앱 메타데이터 문서 최종 수정 및 빨간색으로 업데이트 표시해둠
- 기획 : 앱스토어용 스크린샷 이미지 구상 #애나
- 디자인 : 앱스토어 스크린샷 디자인 (4컷기준, 한국어용 영어용) -> 영어용은 익일 루시에게 자료 받아서 재편집해야함
- 100% 달성한 날, 쉬울 줄 알았지만 전혀 쉽지 않았다. 60만원을 목표로 홍보를 해보자.
- 국주님이 2018년에도 하셔서 기쁘옵니다. (재후원이야말로 콘텐츠에 대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이지요!)
- 운영 : 텀블벅 [두콩]님 커뮤니티 글에 답변 기록 #애나
- 운영 : 발품 프로젝트 공지사항 콘텐츠 오른쪽 마우스 허용 (루시가 링크 복사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