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발품을 하기로 한 첫 날이다.
이번에는 그냥 집을 구하는 것이 아닌 <치앙마이 한달살기, 대신 발품해드립니다>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실행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주변 사람과 내 모습을 지켜보며 ‘발품’에 대한 정보와 가치에 대해서 생각을 해왔는데 이번이 실험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초기에는 발품 프로젝트를 수익전환을 할 생각이었지만 부동산 측면에서 불법에 해당하는 항목이 있어서 포기를 하려고 했다. 이렇게 프로젝트를 종료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아서 어떻게하면 얘를 의미있게 실험해볼까 머리를 굴렸다. 콘텐츠를 팔아서 수익전환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렇기에는 홍보 기간도 짧고, 당장 눈앞의 수익은 발생할 수 있지만 목표의 규모도 너무 작았다.
생각을 했다 멈췄다를 반복하다가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카페를 오픈하기전에 프로젝트를 어떻게 피벗해야할지 생각이 났다. 수익창출을 하지 못한다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카페에 회원을 유입하고 확장하는데 목표를 전환했다. 콘텐츠의 가치에 따라 노마드씨에서 가지고 있는 플랫폼에 반응이 돌아올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나쁘지 않은 반응으로 돌아왔다.
카페를 오픈하기전에 고민했던 것은 '한달살기, 디지털노마드'라는 키워드만으로 회원을 모집하기에는 힘이 딸렸다. 그렇다고 카페안에 많은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콘텐츠를 다 준비하고 오픈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은거다.
'어떻게 하면 콘텐츠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사람을 모을 수 있을까...?'
그 답이 발품 프로젝트였던거다. 다른 콘텐츠들은 누구나 볼 수 있게 콘텐츠를 열어뒀는데 3일동안 발품한 프로젝트는 카페 활동을 해서 활동가로 등업을 하거나 프로젝트 내용을 공유하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나의 허들을 적용했다. 콘텐츠가 시기적으로 혹은 필요에 의해서 둘 중에 하나는 행동할것이라 추측했고 폭발적 반응까지는 아니어도 카페가 조금씩 움직일 정도의 동력은 얻은 셈이다.
시기적으로 두개의 고민이 겹치다보니 오히려 심플하게 피벗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업무를 병행하다보면 더 많은 문제에 봉착하다보니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때론 유기적인 관계에 의해서 답으로 도출될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고민한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즐겁다. 그래서 일을 하다 때로는 이게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그 의미를 프로젝트에 연결하다보면 결국 의미없었던 시도는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의 행보들도 그러한 것 중의 하나겠지.
여느때와 같이 콘푸라이트로 아침을 때웠는데, 이상하게 몸이 좀 무거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연말의 여파가 있었던건지 그냥 컨디션이 좋지 않은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지. 점심으로 루시와 찬주님과 씨야국수에서 먹었는데 처음으로 타이티를 먹어봤다. 헐... 그동안 여기서 왜 타이티를 마시지 않은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저렴(20밧)하면서 맛있었다. 물론 얼음이 많아서 양적으로는 적을수도 있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혼자였다면 안먹었을지도 모르겠네.
루시가 머물고 있는 ALEXA Hostel에서 발품 프로젝트에 대해 전반적인 시나리오를 정리하고 출발하기로 했다. 원래는 둘이서만 이야기를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촬영을 하자는 루시의 제안에 회의한 모든 과정을 촬영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공유했다. 처음에는 촬영을 하면 말도 좀 머뭇거리게 되고 할말도 못하게 되서 불편했는데 점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생각보다 긴 시간 회의를 마치고 3:30분쯤 발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발품을 하기전 시나리오를 공유하고 어떤 정보를 수집해야하는지를 공유했다.
그리고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루시와 따로 진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당연한 것이 익숙해지면 그것이 나에게 소중했는지를 모를 때]
때로는 어떤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 사람의 행동이 당연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일에서도 그렇고 일상에서도 그러한데 이걸 알고 관계를 가지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정말 힘들었다면 꺼내지 않았을 이야기이지만 긴 여행을 해야하기에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오히려 루시가 먼저 이야기를 해보자고 권유해줬기에 불편없이 솔직하게 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늦은 4시에 발품을 시작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만 발품이 가능하기에 오늘 많은 집을 보는 것은 무리였다. 물론 처음에 생각한것보다는 많이 둘러볼 수 있었는데 이전에 싼티탐은 경험이 있어서 봐야할 곳과 보지 않아야할 곳을 빠르게 추릴 수 있었다.
혼자 발품을 했을때보다 둘이 하니 편한 것은 각자의 시선에서 보는 방에 대한 평가가 달랐던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처음에 어색하기도 하고,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던 루시가 발품을 하는 과정에서 하루만에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이랬었겠구나.'라는 공감도 되었다. 말이 통하지 않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묻기 힘든 사항들까지 물어가며 집을 구해야겠다는 일념하나로 발로 뛰는 것이다. 돈이 있으면 뭐든지 해결할 수 있겠지만 아직 우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환경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고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도 성장하는 거겠지. 발로 뛰면서 살아가는 방식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7시쯤 발품을 마무리하고 저녁 먹으러 나머 스테이크를 갔는데 문이 닫혔다. 옆에 마켓은 열려있어서 뭣도 모르고 들어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아마 혼자였으면 배고픔에 먹는거였지만 루시랑 같이 먹으니까 더 맛있었던 거겠지?
저녁밥이 맛있다며 좋아라하던 루시, 나도 엄청 맛있었다.
그리도 다시 우리는 진지 모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발품 프로젝트, 우리가 일하는 방식, 치앙마이의 환경에서 함께하는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루시의 생각을 오랫만에 길게 들어서 좋았다. 몸은 피곤했지만 정신적 충족감이 컸달까. 밥 먹으면서 삶에 대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운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만나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끼고 있는 중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원래는 쉴 예정이었는데 루시가 콘텐츠를 만들자는 이야기에 신이(?) 났다. 잠이 오긴 했지만 루시가 하고플때 더 하고 싶어서 그러자하며 노트북을 들고 알렉사 호텔로 달려가 편한 책상과 빠른 인터넷 환경에서 일을 했다. 그나저나 영상 파일 정리하는거 개 빡시다…
영상 파일을 정리하면서 콘텐츠를 집필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고 와중에 용량도 모자르다.
✍️ 업무일지
개인업무
- 김성훈 교수에게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메일이 와서 이메일로 답변 드림 (질문함)
- <대신 발품해드립니다> 프로젝트 1일차 발품하며 DB 수집 및 촬영
-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발품하기 프로젝트' 공유한 <안성 와석(xyzman)>님 활동가로 등급업
- 치앙마이 한달살기, 애나와 루시가 발품하는 프로젝트 1일차 - 싼티탐편 콘텐츠 집필